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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훈저널 봄호 기고문] 포토라인, 어떻게 볼 것인가!

작성일19-03-26 09:40 조회3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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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라인 폐지가 사법개혁 첫걸음
 
검찰 포토라인! 또 어떻게 서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피하면, 또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으면, ‘죄인 이 반성 없이 뻔뻔하다’고 비난하겠지 하는 생각에 이르면 창피하고 억울 하고 자존심이 상하여 몸서리쳐진다. 포토라인은 사진 찍는 라인을 넘어 사실상 인권침해 라인이고 국민이 배심원이 되어 유죄 평결, 즉 길티(guilty) 를 선언하는 라인이다.
 포토라인은 검찰이 공표한 피의사실과 검증되지도 않은 증거에 따라 뒤 집어씌운 범법의 굴레로 오로지 잘못의 시인만을 요구할 뿐 혐의 사실을 부인하거나 검찰 주장에 대한 반박을 허용하지 않는다. 포토라인에 선 피 의자가 “검찰조사에서 사실대로 말하겠다.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 을 해도 대다수 국민들은 “헛소리하네” 하는 반응이다. 결국 포토라인은 피의자가 범죄자라고 시인을 강요하는 무언의 협박선이다. 아직 범죄가 확 정되지도 않은 피의자로서는 정말 서고 싶지 않은 ‘검찰이 쳐놓은 운명의 주술선이다’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네 번의 구속, 네 번의 무죄 확정

억울하게도 파렴치한 범법자를 만들어버린 검찰 포토라인에 대한 소회 를 좀 더 생생하게 그리기 위해 나와 검찰의 포토라인과 얽힌 과거를 먼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한때는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내가 나의 의사와 다르게 김대중 정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된 후, 재직 중 처리했던 옷 로비의혹 사 건을 필두로 시작된 고난과 시련의 ‘4번 구속, 4번 무죄 확정, 총 구속기간 409일’.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는 “검찰개혁을 하지 못해 무도한 검찰에 의해 희생된 박주선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는 열 린우리당에 참여하지 않았던 나에게 “박주선 의원과 민주당을 구별해서 취급했어야 했는데 미안합니다. 대단히 잘못 됐습니다”라고 두 대통령으 로부터 사과를 받기도 했고, 한국기록원으로부터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라 며 기록인증서도 받았다. 이 모 든 내용과 기록은 정치탄압과 핍박으로 얽혀진 억울한 누명 으로 겪은 고초의 과정과 결말 이다.
이런 와중에 법원으로부터 나에 대해 2회의 체포동의가 국 회에 요구되어 가결 1회, 부결 1 회의 시련을 겪었고, 체포동의 안이 부결된 후 검찰은 나에게 “죄가 될 수 없는 사안이지만 기소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의 뜻이 아니다. 불구속 기소를 할 터이니 무죄 받으라. 무죄 받으면 선거에도 유리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불구속 기소 방침을 공식 통보 했음에도 이를 번복, 구속 기소를 하고 대법원은 항소심까지 유죄가 선고 된 이 사건을 무죄취지로 파기환송 판결과 동시에 이례적으로 나에 대해 석방명령까지 내려 즉시 석방까지 하였는데, 이는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이 너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즉시 부당한 구속을 취소해준 것이다.
 

죽기보다 싫었던 포토라인의 악몽

나는 사실 여느 정치인과는 다르게 국회 정론관이나 당사에서 언론 브리 핑을 한 대신 대검찰청 기자실을 직접 찾아 나의 억울함과 결백을 호소하 면서 “만일 이 사건으로 단 1만 원의 벌금형이라도 유죄가 확정된다면 평 생을 회개하며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인생을 마감하겠다며 몇 번이고 억울하다”고 결백을 호소하기도 했다.
과거사를 돌이켜보면 당시로는 죽기보다 두렵고 싫었던 검찰 포토라인 의 악몽이 떠오른다.
검찰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언론이 제기하는 특정 피의자에 대 한 편파적 과잉보호나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명분 하에 포토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검찰 포토라인은 실질적으로는 피의자 에게 망신주고 범행의 자백을 강요하는 악습으로서 검찰의 피의사실공표 행위와 함께 인권침해의 가장 큰 폐단이요, 비난 가능성이 큰 위법행위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나라 헌법은 확정판결 전까지는 모든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 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은 피의사실공표죄를 처벌하고 있다. 어떤 내용 의 수사든 기소되기 전에는 피의사실이 공표되어서는 안 되며, 확정판결 전까지는 무죄추정을 받는 피고인 신분의 이전 단계인 한낱 수사단계에 있는 피의자에 불과한 상황에서 본인 의사와 반해 포토라인에 세우고 사 실상 범죄인을 만들고, 그에게 망신을 주는 것은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인권유린이요, 인격말살의 인권침해 행위로서 헌법상 진술거부권까지 부여 받은 피의자에게 범죄 자백을 강요하는 위법행위이기도 하다.
 

피의자를 범법자로 각인시키는 역할

포토라인은 피의자의 의사를 사실상 강제하여 피의자를 국민의 인식에 범법자로 각인시키는 역할과 기능을 하게 됨에도, 언론은 관례상 피의자에 대한 수사나 기소 사실은 대서특필하면서도 무죄판결 결과는 보도에 너무 인색하고 심지어 보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포토라인에 섰던 피의자가 후에 검찰의 무혐 의 처분을 받거나 무죄확정이 되더라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 고 따라서 한번 포토라인에 선 사람은 후에 무죄확정 판결을 받더라도 소 위 낙인효과 때문에 국민의 뇌리에는 사실상 영원히 죄인으로 남게 되기 도 한다.
포토라인은 죄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고 영원히 인생의 낙오자를 만 드는 역할을 한다. 또한 포토라인에 의한 범법자의 낙인은 그 가족에게도 심히 견디기 어려운 고문이요, 고통이다. 포토라인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 게도 죄인 가족의 낙인을 찍어 헌법에 위반되는 연좌제의 족쇄가 된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되며 기소 후, 또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 후에 수사결과 발표로 이루어지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특정 피의자에게 특별 한 과잉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일은 피의자를 재판도 거치지 않고 죄인으로 확정을 시키고 만신창이로 만드는 야만적 처사다.
더 나아가 수사의 밀행주의, 즉 수사 비공개원칙이 훼손되어 수사진행에 방해가 되고 더 나아가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초래함으로써 수사기관에게 도 도움이 안 된다.
 

정치인 탄압과 부정선거 방법으로 악용

법관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여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해야 함에도 검찰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언행에 대한 언론과 인터넷상의 비 난 여론이 죄를 단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따라서 여론재판의 우 려를 높이기도 한다. 이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법원의 공정한 재판을 방 해하여 형사사법의 독립과 중립을 훼손하는 독소임에 틀림없다.
또한 검찰 포토라인은 정치인 탄압과 부정선거의 방법으로도 악용된다. 실제 19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이용해서 당시 김대중 후보에 대한 비자금 의혹을 폭로, 고발한 다음 여권(與圈)이 “김대중 후보를 뇌물피의자로 소환해서 검찰 포토라인에 한번만 세우면 수사 결과 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검찰에 요청한 사실은 그렇게 널리 알려진 사실은 아니다.
검찰은 당시 여권의 요구를 묵살하고 김대중 후보를 대선 후에 수사하겠 다며 수사 유보를 결정한 다음 대선 후에 수사하여 무혐의 처분을 하였는 데, 만일 김 후보가 뇌물피의자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더라면 수사 결과와 는 무관하게 대선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고, 달라진 대선 결과에 김 후 보는 얼마나 억울한 피해자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한 생각이 든다.
결국 포토라인은 무혐의나 무죄가 확정된 피의자가 억울하게 죄인이 되 어 인권을 침해당하고 온갖 명예를 다 잃고도 회복의 기회조차 없을 뿐 아 니라 공정한 수사와 재판의 방해, 부정선거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하는데 이게 민주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결론적으로 검찰 포토라인은 헌법의 규정과 가치를 훼손하고 과도한 인 권 침해를 초래할 뿐 아니라 실체적 진실이 아닌 여론에 의한 마녀사냥의 재판으로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저해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공직선거에 악용될 소지가 너무 크므로 이제 특권과 반칙을 거둬내고 법과 원칙, 기본을 정립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검찰 포토라인 관행을 폐지해야 한다.
오랫동안 관행으로 자리잡아온 포토라인 폐지는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 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보장하여 진정한 법치국가로서의 국가 브랜드 의 가치를 높이고, 또한 주권자인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을 신장시 켜야 하는 인권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이제 검찰과 언론에 포토라인의 즉시 폐지를 강력히 촉구한다. 이는 대 한민국이 진정한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 위한 사법 분야 개혁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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